LG의 뒤통수…프로게임단 'IM' 억울하다, 왜?
LG전자와 IM의 갈등은 결국 돈이다. 대기업에게 푼돈일 수도 있는 금액이지만 IM에게는 20여 명의 선수단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돈으로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G전자와 IM의 계약은 지난해 10월 종료됐다. 이후 11월과 12월 두달간 양측은 새로운 계약서를 들고 금액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확인 결과 당시 IM측은 LG의 홍보효과가 있었으니 금액을 좀 더 늘려 재계약 의사를 타진했고, 실무진 차원에서는 재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듯한 의사도 전달받았다.
이 기간 동안 IM은 다른 해외 기업들로부터 후원 문의를 받았다. 20만 달러부터 많게는 30만 달러까지 메인 스폰서십을 목적으로 문의해 오는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질문에는 LG와의 관계도 포함됐고, 재계약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강동훈 감독은 이들 기업의 제의를 물리쳤다.
강 감독은 "이미 우리 티의 메인 스폰서는 LG였기 때문에 해외 기업들 역시 LG를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며 "LG와의 재계약이 확실시 되던 터라 모두 사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LG의 후원금이 끊긴 상황에서 강 감독의 사재가 팀 운영비로 들기 시작했다. 12월 이후로는 스폰서십을 제안하는 기업들도 사라졌다. 이미 2013년 예산 편성이 끝난 기간이기 때문에 IM을 염두에 뒀던 기업들은 다른 대안 팀을 찾거나, e스포츠 대회 후원으로 이미 방향을 선회한 탓이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강동훈 감독과 IM 팀은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LG 측에 금액을 낮춰 역제안도 해봤고 인정사정을 봐달라고 부탁도 해봤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재계약 불가'라는 전화 한통이 끝이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말만 믿고 기다렸던 강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 확실하게 일처리를 하지 못한 강 감독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의성실'을 다한 IM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지경이 됐고 이를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사라지고 말았다.
강 감독은 "LG전자가 10월 계약 종료 시점에서 재계약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고통 받을 일도 없었고 선수들과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오경택 기자 ogt821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