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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두의 시선] 블리자드, ‘우아하거나 혹은 저질스럽거나’

게임앤드(game&) 2010. 4. 19. 14:33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블리자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게임기업이다. 장인 정신으로 출시된 모든 제품군은 성공을 거듭해 왔었다. 한마디로 ‘황금알을 낳는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기업이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 이면의 기업자세는 과연 세계 최고의 기업이 이럴까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거듭되는 비상식적인 행보를 두고 하는 얘기다.

 

블리자드는 최근 ‘스타크래프트2(스타크2)’의 출시를 위해 대외적으로 가격정책을 발표하고 내부적으로는 마케팅과 홍보인력을 충원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여느 기업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유저들 또한 ‘스타크2’가 하루 빨리 출시되기만을 기다릴 뿐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관심 밖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이 우수하면 그만일 뿐 어떤 과정을 통해 서비스 됐는가는 그리 중요하지도 관심 가질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는 것도 우습기 짝이 없다.

 

하지만 말하고 싶다. ‘스타크2’ 출시에 앞서 어엿한 대한민국의 한 기업이 웃음거리가 될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졌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 론칭과 관련해 발생한 비상식적인 블리자드의 행보가 또다시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2006년 ‘와우’ 론칭 전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판권 확보에 열을 올렸고 좀더 좋은 조건을 위해 국내 게임업체들은 비밀문서나 다름없는 값비싼 정보를 블리자드에게 가져다 바쳤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리고 ‘와우’는 결국 블리자드가 직접 서비스했다.

 

당시 블리자드가 처음부터 독자적인 서비스를 염두해 두고 국내 업체들을 ‘정보 수집 노리게’로 삼았다는 비난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었다. 물론 일부에서는 한국 게임기업들의 지나친 판권 욕심이 낳은 결과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유통과 관련해 일어났던 잡음들은 게임 출시 이후 유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조용히 사라졌다.

 

제품성을 위해서라면 론칭 시기 연기도 마다않는 우아한 블리자드. 하지만 이익을 위해서라면 비사적인 행위쯤을 전혀 문제시하지 않는 철저한 이중성으로 점철된 기업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유저에게는 ‘최고의 기업’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한국 게임기업들이 상대해서는 안될 ‘더럽기 짝이 없는 기업’이라는 것도 빼놓고 싶지 않다.

최근 블리자드의 행보가 치명적 결함을 숨기고 제품을 판매해 결국 신뢰를 상실한 ‘도요타’와 언뜻 비슷해 보이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