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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watch]“어디 좋은 작품 없나요?!”---퍼블리싱 수요와 공급 불균형

게임앤드(game&) 2010. 4. 20. 17:17


 

주요 개발사 잇단 ‘M&A’ 신작 공급 루트 축소
게임사 자체 개발보다 중국산-해외 IP에 ’눈길’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시장에서 신작을 찾기란 어렵지 않았고 퍼블리셔 역시 자금과 각 기업의 취향에 맞으면 판권 확보는 쉽게 이뤄졌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최근 5년새 이런 경향은 그야말로 “아 옛날이여!”가 되고 말았다.

 

특히 중소 게임퍼블리셔와 새로운 게임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신작의 판권확보는 ‘하늘의 별따기’로 여겨질 만큼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국내에서 신작 퍼블리싱이 쉽게 되지않자 국내 게임기업은 그 발걸음을 중국으로 돌리고 있으며 일부 개발사들은 해외 IP를 들여와 온라인화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게임계 한 전문가는 “신작이 예전처럼 많은 것도 아니고 그나마 괜찮다하는 작품들은 판권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중소 퍼블리셔가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자체 개발력을 갖추지 못한 퍼블리셔들은 향후 경쟁에 뒤쳐질 수밖에 없고 생존마저 위협받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늘어가고 있는 중국산과 해외 IP

 

최근 국내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온라인게임은 중국게임과 해외 IP를 온라인화한 작품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2005년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시장에서 서비스된 중국 게임은 ‘항해세기’가 고작이었으며 그나마도 유저들의 무관심으로 서비스가 중단됐다. 하지만 2009년 이후 한국에 들어온 중국 온라인게임은 ‘심선 온라인’(CJ인터넷) ‘구대서유(하이윈)’ ‘천존협객전(라이브플랙스)’ ‘종횡천하(액토즈소프트) 등 수십여개에 이른다.

 

2010년 들어서도 이같은 현상을 계속되고 있다. 2월 KTH ‘적벽온라인’을 시작으로 네오위즈게임즈 ‘명장삼국(더나인)’, 넥슨 ‘열혈삼국(조이포트)’, 엔도어즈 ‘배틀오브이모탈(완미시공)’ CJ인터넷 ‘Mr.CEO(미스터 CEO)’ ‘무림외전’(이야소프트), 지원인터렉티브 ‘일검향’ 등이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최근 웹게임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이미 10여종이 넘을 정도로 국내 게임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중국게임과 더불어 해외 IP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 네오위즈게임즈가 ‘피파온라인’에 이어 ‘배틀필드 온라인’을 선보였고 CJ인터넷 역시 올초 ‘드래곤볼온라인’으로 해외 IP 수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바 있다. 이외에도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와 ‘퀘이크워즈 온라인’이 각각 윈디소프트와 드래곤플라이를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며 엠게임 또한 최근 ‘프린세스 메이커’ 온라인화 판권을 확보해 자체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 잇단 중소개발사 피인수, 공급 부재 주요 원인 

이처럼 중국 온라인게임과 해외 IP가 세력을 커질 수밖에 없는데는 중소게임 개발업체들의 잇단 ‘M&A(인수합병)’에 따른 ‘신작의 부재’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중소게임개발사는 국내 퍼블리셔에게 신작을 제공하는 원천 소스 즉 퍼블리싱 시장에서는 ‘공급자’인 셈이다. 2008년 이후 넥슨, CJ인터넷, NHN, 네오위즈게임즈, T3엔터테인먼트 등 자본력을 앞세운 메이저 기업이자 수요자들은 제품 개발력이 있거나 유명 개발자가 참여한 중소게임업체들에게 신작에 대한 ‘단순 판권’을 넘어 ‘지분 인수’의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네오플, 띵소프트, 씨드나인 등 이름있는 개발사가 이런식으로 메이저에 흡수됐으며 웹젠과 한빛소프트 등과 같은 준메이저 기업도 NHN게임즈, T3엔터테인먼트 등에 피인수된 바 있다. 이들의 인수합병은 각 개발사에서 제작중인 차기작의 판권 소유 또는 우선협상 대상을 인수자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퍼블리싱 시장에서 눈독을 들일만한 작품이 사라지게된 셈이다.

 

여기에 최근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기관 및 지원이 까다로워지면서 신생 개발사마저 주춤하고 있어 신작 공급은 더욱 척박해지고 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중소게임 퍼블리셔와 신생 게임업체들은 라인업 확보와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과 해외 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과거 국내 게임퍼블리싱 시장은 공급이 많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신작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이 같은 원인은 이름있는 신작 개발사들이 M&A 등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과거와 달리 까다롭고 규모마저 축소되고 있어 신생 개발사마저 축소되고 있는 것도 신작 공급 부족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이 전문가는 덧붙였다. 
 
# 불안전한 산업구조 초래, 신생 개발사 지원 선행과제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퍼블리싱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자칫 한국 게임산업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를 부추겨 가뜩이나 취약한 중견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수 개발사들의 M&A로 인한 제품 독식은 국내 기업의 세계적 경쟁력 강화와 자본의 시장에서는 극히 자연스럽고 장려할 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불완전한 현 국내 게임산업 구조에서는 자칫 메이저만 살아남게 되는 상황이 초래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생 개발사들이 안정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국가적 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만 향후 게임 퍼블리싱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이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며 향후 게임산업의 국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게임 기업들이 해외 IP와 중국산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에 열을 올리게 되면 결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이라고 꼽히는 원천기술의 부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신생개발업체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