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톡-짤막한Talk]

엔씨, 웹젠 소송 '절묘한 타이밍'…왜?

게임앤드(game&) 2021. 6. 23. 13:31

[짧은톡] 엔씨, 웹젠 R2M 저작권 소송+원만한 합의 천명…R2M 10개월째 흥행, 금전적 보상 가능+블소2 출시 지연 악재 희석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법적 소송에 나섰다. 웹젠이 서비스 중인 모바일 MMORPG 'R2M'이 엔씨소프트의 간판 '리니지M'의 저작권을 침해를 이유로 들었다.

6월 21일 월요일, 엔씨소프트는 입장문을 통해 "웹젠이 서비스 중인 게임 'R2M'(2020년 8월 출시)에서 당사의 대표작인 '리니지M'을 명백하게 모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콘텐츠와 시스템을 확인했다"면서 "사내외 전문가들과의 논의 끝에 당사는 핵심 IP(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21일자로 ㈜웹젠에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IP(지식재산권)는 장기간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며 게임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IP 보호와 관련된 환경은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법적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소송과 별개로 웹젠 측과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웹젠이 엔씨소프트만의 고유한 기술을 도용한 만큼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걸핏하면 불거지는 '도용 논란'을 바로잡겠다는 강한 의지다. 당연한 조치이며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더군다나 엔씨소프트는 국내 메이저 게임사이며 맏형이라는 점에서 이번 법적 대응은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엔씨소프트의 의지가 다소 낯설다. 시점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문제를 삼은 'R2M'이다. 웹젠이 모처럼 선보인 자체 개발 모바일 MMORPG로 지난 2010년 8월 출시됐다.

서비스 10개월째 접어든 작품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업데이트가 여러차례 진행됐다. 게다가 이 작품은 동명의 온라인 게임 'R2'에 기반했다. 또 출시 초반 돌풍을 일으켰고 현재에도 톱10 안팎을 오가는 웹젠의 효자다.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침해를 파악하고도 남을만한 충분한 시간이다. 사내의 전문가들의 논의를 고려해도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납득하기 쉽지않다.

R2M을 향한 엔씨소프트의 저작권 소송이 낯선 이유다.

난데없는 소송은 '의아함'까지 야기하고 있다.
'리니지M 롤백'으로 촉발된 불매운동과 이로 인해 1분기 어닝쇼크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7% 감소한 567억원이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25억원과 802억원으로 각각 30%와 45% 줄었다.

2분기 실적 개선을 위한 새로운 매출원이 필요하다. '트릭스터M'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지만 당초 3월 26일 출시 예정이었지만 5월 20일로 연기됐다. 2분기 온기 반영이 무산됐다.
게다가 쌍두마차인 리니지M과 리니지2M가 자연 감소와 기대신작들의 잇단 등장으로 견고했던 1위와 2위의 독주에도 제동이 걸렸다.

엔씨소프트는 입장문에서 법적 소송과 더불어 웹젠과의 '원만한 합의'를 논했다. '금전적 보상'일 공산이 크다.

'R2M'이 10개월째 흥행을 지속하고 있다. 또 뮤 아크엔젤과 함께 현재 최고의 매출원임을 고려할 때 서비스 중단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합의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원천 기술력을 보호함과 동시에 10개월 동안 흥행을 이어온 'R2M'을 통한 일정 수준의 보상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공개적인 '법적 소송'은 그동안 엔씨소프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행보다.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 이슈를 상쇄 하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상반기 내 론칭을 천명했다. 하지만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등이 제2의 나라, 오딘:발할라 라이징 출시일을 일찌감치 공개하면서 블소2 출시 지연 가능성을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엔씨소프트가 전략적인 차원에서 블소2 서비스를 늦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상반기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채 열흘도 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가 지금 당장 블소2 출시를 천명해도 어색하지 않지만 6월 29일 출격을 앞둔 동일 장르의 '오딘:발할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R2M' 법적 소송이라는 이례적 행보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블소2' 상반기 출시 '불발' 가능성 이슈를 상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요인이다.